목회칼럼

17-04-22 16:25

'웃음' (4월23일)

관리자
댓글 0

웃음이 없는 세상이라면 어떨까?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복잡한 버스 안에서 중학생들이 내리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었다. 차는 잠시 멈췄다가 어김없이 출발하고 중학생들은 안타까운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손에든 커다란 가방이 어른들의 다리 사이에 끼어서 좀 채로 움직일 수 가 없는 것이다. 버스 안은 짜증과 한숨이 가득했다.

누가 조금이라도 건들라치면 주먹을 쥐고 싸움이라도 할 기세로 모두다 만원버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버스가 정거장에 도착하고 좀 전에 내리지 못한 중학생들이 어른들의 짜증을 감수하며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그때 맨 앞에 나오던 한 학생이 큰 소리로 "내립니다."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바로 뒤를 따르던 학생이 그보다 조금 더 큰 소리로 "나도요"하고 외쳤다. 바로 그 뒤를 낑낑거리며 따르던 학생은 더 큰 소리로 "이하동문이요"라고 외쳤다.

갑자기 버스 안은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변성기를 갓 지난 남학생들의 각양각색의 의사표시에 짜증스럽던 버스안의 분위기가 잠시 즐겁게 변한 것이다. 그리고 남이야 내리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버티고 서서 비켜줄 작은 성의도 베풀지 않던 사람들은 스르르 길을 열어주었고 세 남학생은 가까스로 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복잡한 버스 안에서 빚어진 잠깐 동안의 촌극이었지만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매우 흐뭇한 생각을 가졌다. 재치 있는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해가는 모습이 퍽 대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웃음, 그것은 우리의 무미건조한 삶에 리듬을 부여하는 활력소이다.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너와 나의 관계 속에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만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웃음을 제하여 버린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카이젤 수염을 엄숙하게 늘어뜨린 음산한 얼굴을 한 남자들과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여자들로 가득 찬 사회가 될 것이다.

웃음을 잃어버린 세상, 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마도 지옥의 모습이 이와 흡사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박할 때일수록,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을 때 일수록 너그러운 얼굴로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에겐 반드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임하게 된다. 더구나 웃음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난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 생활 속에 재치와 유머, 참으로 필요한 것이다.

잠언 12;25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선한 말은 마음을 즐겁게 하느니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위로 가기

목회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0 이제라도 감사 기도 찬송하며 살자 관리자 19.01.20 806
99 비워내는 마음, 낮추는 마음 관리자 19.01.12 589
98 새해 첫 주일 첫 시간의 기도 관리자 19.01.09 596
97 또 한해를 보내며 관리자 19.01.04 646
96 주님 사랑으로 관리자 18.12.25 600
95 성탄주일 아침에 드리는 기도 관리자 18.12.18 649
94 정한 마음, 정직한 영 관리자 18.12.11 708
93 대강절(대림절, 강림절)의 의미 관리자 18.12.04 692
92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 관리자 18.11.27 774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