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뱀의 꼬리가 느닷없이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왜 내 생각과는 무관하게 늘 머리가 하는 대로 따라다녀야만 하는 건지... 늘 머리의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녀야만하는 건 너무 불공평한 일이야. 노예처럼 끌려 다니기만 하는 건 부당한 일이라고!
이런 불만을 조용히 듣고 있던 머리는 타이르듯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니? 너에게는 앞을 내다볼 눈도, 위험을 알아차릴 귀도, 행동을 결정할 머리도 없잖니? 나는 결코 나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너도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 그러자 꼬리는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 거렸습니다.
“흥, 그런소리 너무 지겨워... 모든 독재자들은 한결같이 그런 구실을 내세우거든” 이렇게까지 말하는 꼬리에게, 머리는 한 발 양보했습니다.
“정 그렇다면 네가 한번 해 보렴”
그러자 꼬리는 신이 나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도랑에 빠지는가 하면 가시덤불 속으로 엉켜 들어갔다가 고생 끝에 간신히 머리의 도움으로 빠져 나오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으니.....“앗! 왜 이렇게 몸이 뜨겁지? 앞은 왜 이렇게 캄캄한 거야?” 뱀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다급함을 느낀 머리가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버렸습니다. 머리도 꼬리도 함께 불 속으로 타들어 가고 말았습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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